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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신발이 제게 큽니다" - 김영봉 목사 (2005년 12월)
알렉산드리아 지방회(Alexandria District) 목회자
모임에서 만나는 다른 교회 목사님들이 저를 보면, 호기심에 찬 표정으로 묻습니다. “잘 해 가고 있습니까?” 그들의 표정 속에는
벅찬 책임을 짊어진 가련한 목사에 대한 연민의 정이 배어있음을 느낍니다. 그러면 저는 대개 이렇게 대답합니다. “조영진 감리사님의
신발이 얼마나 컸는지 실감하고 있습니다. 그 신발로는 도저히 걸어 다닐 수 없어서, 지금 그 신발을 줄이고 있는 중입니다. 아무래도
이 교회에서의 제 사명은 담임목사의 신발을 누구든 신을 수 있도록 줄여놓는 일인 것 같습니다.”
실로 그렇습니다. 저는 지난 몇 개월 동안 조영진 감리사님이 두고 가신 신발을 신고 질질 끌면서 지내 온 기분입니다. 다행히
큰 사고 없이 여태까지 지낸 것은 성도들께서 옆에서 잘 도와 주셨기 때문입니다. 저는 조금씩, 조금씩, 표시 나지 않게, 그
신발을 줄이는 작업을 해 오고 있습니다. 조영진 목사님께서 지난 23년 동안 초인적인 헌신과 노력으로 오늘의 교회를 일구는 데
큰 기여를 하셨습니다. 그 결과, 이제는 기초가 든든히 서고 건물이 온전히 지어졌습니다. 이제 필요한 것은 한 사람의 거대한
리더쉽이 아니라, 여러 사람들이 제 각기 맡겨진 곳에서 제 역할을 다함으로 집안 전체가 제대로 돌아가도록 하는 일이라 믿습니다.
그것이 제 4 차 장기 계획에 반영된 성도 여러분의 꿈이라고 믿습니다.
그렇기는 합니다만, 저와 저의 가족은 지난 몇 개월을 꿈처럼 살아왔습니다.
매일처럼 감사하며 지내왔습니다. 며칠 전, 달력을 보며 지난 5개월 동안 아무 표시가 없는 날이 몇 번이나 되나 꼽아 보았습니다.
다섯 손가락으로 꼽고 남았습니다. 그런 가운데도 제가 하는 일을 통해 기쁨을 얻을 수 있었기 때문에 지금까지 신나게 목회하고
있습니다. “아직 밀월기간(honeymoon period)이 끝나지 않아서 그럴거야”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저는 제가 떠나는
마지막 날까지 이렇게 가슴 뿌듯하게 일하다 가고 싶습니다. 여러분의 사랑과 기도에 감사드립니다. 목사는 성도들의 사랑을 먹고
사는 존재입니다. 제가 이렇게 싱싱하게 살아있는 이유는 여러분의 사랑이 크기 때문입니다.
이제 새로운 한 해를 앞에 두고 있습니다. 이미 여러분에게 새 해의 목회 계획을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만, 몇 가지를 다시 한 번 강조하려 합니다. 이것은 제가 혼자 생각해 낸 것이 아닙니다. 목회실의 모든
식구들이 함께 기도하며 구상해 낸 계획입니다. 그리고 성도 여러분이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여 주신 계획입니다. 이 계획들이 좋은
결실을 맺도록 기도해 주시고 헌신해 주시기 바랍니다.
첫째, 교회가 어느 정도 커지고 나니, 분야마다 서로 고립되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초대형 교회에서는 이 현상을 감수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 교회 정도면 이 현상을 극복할 수 있고, 극복해야
합니다. 우리 교회가 초대형 교회로의 성장하기를 마다했으므로 더욱 그렇습니다. 어린이 교회, 영어부 청소년 교회, 한어부 청소년
교회, 영어 성인 교회, 한어 청년 교회, 한어 성인 교회가 서로 독립적으로 사역을 해 나가는 것은 좋으나, 서로 별개의 교회처럼
되어서는 안 됩니다. 그래서 목회자들도 자주 교류하고, 연합하는 예배도 자주 시도할 것입니다. 이렇게 함으로 우리가 한 교회에
속한 한 가족임을 잊지 않도록 해 보겠습니다.
둘째, 속회 사역을 더욱 발전시키도록 힘쓰겠습니다. ‘공동체’(community)가
되지 않고는 교회라고 할 수 없습니다. 우리 교회처럼 큰 교회는 속회를 통해 공동체적인 삶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교회다운 삶의 질을 드러낼 수 있고, 성도 각자는 그 공동체를 통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습니다. 속회에 참여하지 않는
분들은 속회 자체를 반대한다기보다, 진정한 속회 사역이 이루어지지 않아서 그러신다고 믿습니다. 따라서 목회실은 속회의 건강한
발전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저는 2006년 한 해 동안 열명 내외의 작은 그룹을 매 주일 만나 영적
교제를 나눔으로, 미래의 지도자들을 양육하도록 하겠습니다. 내년 한 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매년 지속할 것입니다.
셋째, 우리 교회가 ‘새 교우 친화적 교회’(newcomer-friendly
church)가 되도록 다양한 노력을 경주할 것입니다. ‘일단 와 보세요’ 전도 사역을 더 강화시킬 것이며, 새로 오시는 분들이
온전한 가족으로 정착하도록 주도면밀하게 돕겠습니다. 참으로 감사한 것은 2005년 7월부터 11월까지 약 100명 정도가 새로
오셨는데, 그 중 90% 정도가 교회에 정착하게 되었습니다. 놀라운 정착률입니다. 이러한 추세가 지속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혹자는 묻습니다. “아니, 파킹장도 좁고, 예배 공간도 부족한데,
왜 자꾸 사람을 끌어 모으려 하느냐?” 교회가 무한정으로 성장하려는 것은 욕심이요 때론 죄가 되지만, 사람들을 그리스도께 인도하는
일은 아무리 해도 부족한 법입니다. 저희가 의도하는 것은 우리 교회의 무한 팽창이 아니라, 사람들을 그리스도 앞으로 인도하는
일입니다. 우리는 우리 교회가 그 일을 가장 잘 할 수 있는 교회 중 하나라고 믿기에, 우리 교회로 인도하여 정착시키려는 것입니다.
나중에 어떡하려는 거냐구요? 2007년 10월까지 우리는 교인의 일부를 독립시켜 건강하고 특성 있는 교회를 개척하려는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 믿지 않는 사람들을 꾸준히 이끌어 그리스도의 제자로 양육하고, 정기적으로 새로운 교회를 세워 독립시켜 준다면, 이보다
더 좋은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넷째, 내년에는 더 많은 사역을 개발하여 ‘주일 교회’(Sunday
Church)에서 ‘매일 교회’(Everyday Church)로 전환하기를 원합니다. 주일에는 공간이 협소하여 아우성이고, 주중에는
텅텅 비어 있는 현재의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관리비가 더 들더라도, 의미 있는 사역들이 주중에도 계속 진행되기를 바랍니다.
지역 사회에 대한 봉사 사역이 개발되기를 기대합니다. 장애우, 빈곤층 가정의 자녀들, 노인들에 대한 특수한 사역도 개발되기를
바랍니다. 현재 우리 교회에서 진행되고 있는 밀알선교단의 장애우 사역이 좋은 예입니다.
다섯째, 내년에 특별히 기도하고 있는 새로운 사역 중 하나는 영어권
학생/청년 사역(English-speaking College and Young Adult Ministry)입니다.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우리 교회의 한어권 학생/청년 사역은 KBS(Korean Bible Study)와의 협력 사역을 통해 매우 건강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민 교회에서 청년 예배에 매 주일 100여 명씩 모이고 있다는 사실은 아주 예외적인 현상에 속합니다. 게다가 평신도
지도자들에 의해 양육되고 있다는 것도 주목할 점입니다. 이제 영어권 학생/청년 사역에 주의를 기우려야 할 때입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여러분의 자녀가 다른 도시에 있는 대학에 진학했거나
취업을 해서 이사했을 때, 그곳에 영어권 청년 사역을 잘 하는 교회가 있어서 그 자녀가 즐겁게 교회 생활을 하면서 신앙적으로
성장한다면, 얼마나 감사하겠습니까? 이 사역의 일차적인 초점은 우리 교회 자녀들이지만, 와싱톤 DC 주변에 있는 대학교에 다니는
2세, 3세 대학생들도 대상이 됩니다. 부디, 좋은 사역자를 모시어, 자칫 방향을 찾지 못해 방황하기 쉬운 대학생/청년들에게
좋은 사역을 제공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이것이 2006년에 우리 교회가 지향하고 있는 방향입니다. 이 중에서
하나님의 마음에 합하는 것만 이루어지리라 믿습니다. (물론, 목회실 식구들은 이 모든 것이 하나님의 마음에 합하리라고 믿고 있습니다.)
그리고 성도들께서 이 계획을 위해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기도하실 뿐 아니라, 헌신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 모든 일을 통해
오직 하나님께서만 영광 받으시기를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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